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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CCI 컨설턴트가 말하는] 회사에서 제일 무서운 대리 17-11-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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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I 컨설턴트가 말하는] 회사에서 제일 무서운 대리

“난 우리 회사에서 디자인을 제일 잘 해. 신입사원들은 어리버리하고 손도 느리고, 내 위의 과장은 디자인 실무는 아예 손 놓고 나한테 일 시키고는 내가 한 일까지 자기 것으로 만들고, 팀장은 항상 회의중으로 자리를 비우고…  내가 도대체 왜 과장보다 월급이 적은 걸까. 일은 내가 다 하는데…”
 
어렵게 입사해서 4-5년 회사에 충성하고 입사만큼 어렵게 대리로 승진했다. 이젠 사원일 때의 어리숙함도 벗고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도 좀 알게 되고, 일이 익숙해 지면서 속도도 빨라지고 융통성도 제법 생겼다. 이젠 디자인 프로젝트의 리더가 되기도 하고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디자인 에이전시와의 미팅에 나가니 실장, 대표이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미팅을 하게 되었다. 협력사 사장님은 매번 명절이며 때마다 인사를 와서 나에게 허리를 숙인다.
 
맞다. 회사의 주춧돌 대리이고 꽃이다. 회사에서 볼 때 어느 직급보다 가장 효율이 높은 시기. 그래서 경력직을 뽑을 땐, 대리급만 찾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도 개인적 발전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동시에 너무 건방떨지 않고 적당하게 겸손함을 배워야 할 시기. 바로 나의 얼마전 모습을 가진 사원들도 돌아보고, 내 위의 상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좀 더 관심있게 보아야 할 때이다. 협력사의 파트너에게도 겸손할 줄 아는 태도를 갖추고, 인생을 좀 더 길게 보는 준비를 해야 하는 때.
이렇게 정신없이 4-5년을 보내고 나면 과장이 될 것이고, 나 역시 실무를 손 놓은 그 과장이 되어 있을 수 있다. 안하려고 안하는게 아니었다는걸 알게 되고 갑작스레 모든 일에 책임감이라는 무게를 싣는다. 대리일 때는 내가 좀 실수를 해도 봐주고 날 예뻐해주는 선배도 많았는데 이젠 나를 (속으로) 노려보는 후배들만 가득하다.
 
이 사례는 대기업에 공채 신입으로 입사한 경우를 가정해 본 것이니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사례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직시장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만나본 직장인들은 평균적으로 직장생활에서 3년차-7년차에 가장 자신감이 넘친다. 이때부터 조금 멀리 생각해 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나에게 오는 좋은 기회는 보통 내 주변의 지인들에게서 전달되어 온다. 내 주변의 선배, 후배, 협력사, 관계사 여러 사람들이 나보다 나의 업무 능력을 객관적으로 더 잘 안다.
 
이제는 새로운 리서치, 논문 결과들이 100세 시대. 120세 시대를 논한다. 직업은 2번 3번 바뀔 수 있고, 인생의 전환점도 그만큼 여러 번 온다고 한다. 우리 부모 세대에선 인생에 한 개의 직장으로 인생의 마무리까지 부족하지 않게 살 수 있었지만 현재보다 미래의 세상은 그럴 확률은 미비해 보인다. 내가 지금 만나는 사람, 지금 헤어져도 20년 후에 다시 만날 수 있고, 내가 꼭 그 사람 우위에 있을지 아닐지 모른다. 내 비즈니스 파트너가 내 상사가 되고, 내 후배가 될 수 있으며 내가 다른 직업으로 살아갈 때 도움을 줄 다른 관계가 될 수 있다. 내가 지금 5년차의 대리라면, 이젠 이유없이 무서운 대리님 이기 보다는, 현명해서 무서운 대리님이 되기를!